2013년 4월 24일 수요일

나는 언제 일을 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가장 잘 하는 가?


오늘 점심을 먹으며 프로그래머가 언제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느냐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일을 가장 잘 했을때는 독일에 있었을때 였습니다.
아래 문서를 만들면서 기존에 느꼈던 것들을 생각해보았습니다.

 
해외에서 일하며 느낀 것들 from Harry(Hakhyun) Kim

1. 동기부여
    프로그래머의 제일 큰 동기 부여는 내가 인정 받고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전엔진에 입사해서 제가 주로 맡았던 분야는 한국 고객사에서 원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부분이었는데요. 이런 부분은 대부분 윈도우 프로그래밍과 IME 등 지역 특수성에 관련된 부분이 많았는데요. 한국에서 윈도우 프로그래밍과 로컬라이징 작업을 많이 해보았던 저에게는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런 부분을 하면서 제게 부족했던 렌더링이나 피직스 프로그래밍을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벌게 되었습니다.

2. 일이 끝나고 나서
    지금 생각해보면 독일의 한적한 시골에서 일이 끝나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책읽기와 잠자기 뿐이 었습니다. '정말' 좋은 공기 속에서 책을 읽고, 침대에 누워 뒤척이며 오늘 일했던 것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그게 제일 재밌는 일이었거든요.(네, 인터넷을 연결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고 나면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회사에 가서 코딩하고 싶은 것들이 마구 떠올라서 흥얼 거리며 출근을 하게 됩니다. 회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약간 시끄럽고 방해 많은 환경이라서 깊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코딩하고 토론하고, 서로 배우기에 더 적합한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따라서 부족했던 사색의 시간이 집에서 자연스럽게 보충된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3. 일하는  중에
   첫날 당황했던 건, 제 컴이 완벽하게 세팅되어서, Visual Studio 까지 설치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흠 이런 건 내가 깔고 싶은데 하는 마음도 들었었는데, 예전에 직접 설치할 때를   생각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컴퓨터 세팅에 할애했고, 가끔  서비스 팩을 까먹고 안 깔기도 하며, 심지어는 다른 컴퓨터 세팅에도 불려다니게 되었습니다. 되게 작은 비용으로 생각했던 부분이 사실은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우리 일하는 시간도, 집중하는 시간도, 그리고 문제가 생기는 부분을 요즘 유행하는, 데이터 분석형태로 보면, 아마도 늘 그렇듯이 저렇게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하나 생각나는 건 아침에 와서 깨끗이 닦여진 머크컵으로 물이나 커피를 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런 아무것도 아닌 걸로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컴퓨터 프로파일링은 많이 해보면 언제 시간을 잡아먹고 뭐가 문제인지 늘 생각했었는데,
제 자신이 어떻게 움직이고 고민하고 일하는 지는 많이 생각해보지 못한 거 같아서, 요즘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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